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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있는 스피치공포

Divawoojin 2007. 2. 21. 17:04
누구에게나 있는 스피치공포

자신의 내부로부터 싸움을 시작했을 때 그는 향상된다.(데일 카네기)

어떤 노인이 길가에 앉아있노라니까 페스트의 신이 지나가고 있었다. 노인은 페스트의 신에게 물었다.
“어디로 가십니까?”
“아랫마을에 가지요, 마을사람을 100명만 죽이려고 합니다.”
소문은 삽시간에 번졌다. 그리고 몇 일 후 그 마을에서는 1만 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노인이 페스트의 신에게 따져 물었다.
“왜 거짓말을 했소? 100명만 죽이겠다고 해놓고서 만 명이나 죽게 하다니!”
“난 거짓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내가 죽인 것은 100명뿐입니다. 나머지 9천 9백 명은 모두 공포에 사로잡혀 제풀에 죽은 겁니다.”
이렇듯 공포심은 인간을 수렁에 빠뜨리고 희망을 앗아간다. 사람을 황폐하게 만들기 때문에 결국엔 능력과 건강과 풍요라는 골든 볼을 잡으려는 것을 방해한다.
스피치 공포라 함은 「스피치를 하는 문제로 인해 고통받을 것이라고 생각할 때 일어나는 정서적 반응」이라고 설명할 수 있다. 이러한 공포가 지나치면 심장발작이나 협심증 등의 증상을 일으키기도 한다.
필자는 모 사회단체 회장이 행사장에 운집한 많은 사람들 앞에서 운영사례 발표를 하던 중 혈압으로 쓰러져 죽었다는 이야기도 실제 들었다. '스피치 공포' 또는 '연단 공포증' 이 빚어낸 불상사이다.
특별한 이야기를 하려고 마음먹은 것도 아니고, 또한 지식이 없는 것도 아닌데 사람들 앞에만 서면 당황하고 떨리는 이유가 무엇일까? 그것은 병약한 사람들이 잘 아프듯 사람들 앞에 나설 때의 긴장에 대한 면역력이 약해서 빚어진 현상일 뿐이다.
“당신은 여러 사람 앞에서 스피치하기를 좋아합니까?”하고 물으면 십중팔구는, “아니오. 스피치는 딱 질색입니다”라는 대답이 나온다. “왜 당신은 스피치를 싫어하십니까?”하고 물으면, “사람들 앞에 서면 흥분하고 긴장이 되어서…”라고 대답한다.
요즘에야 화술을 강습하는 학원이 곳곳에 있고, 심지어 대학에서도 흔하게 실시하는 강좌가 되었다. 덕분에 말하는 법을 공부하고 있다고 해도 누구 하나 고개를 갸웃거리는 사람이 없다. 하지만 예전에는 많은 오해를 불러일으키곤 했다.
“말하는 법을 배우러 다녀.”
“영어? 아니면 불어?”
“아니, 우리말 말이야.”
“아, 말더듬는 사람 교정하는 곳 말이지? 하지만 자네는 멀쩡하잖아? 멀쩡한 사람이 갑자기 왜 그런 학원을 다녀?”
하지만 시대는 늘 변하게 마련이다. 대충해서는 인정을 받지 못한다. 말을 잘하기 위해서는 잘하는 방법을 배우고 익혀야하는 시대이다.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부족하고 유머지수가 낮은 리더는 갈수록 설자리가 좁아지기 때문이다.
말하는 문제에 콤플렉스가 있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남들처럼 자신 있게 말을 못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스스로를 억압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런 사람들의 특징은 대개 다음과 같다.

· 사람 만나는 것을 두려워한다.
· 자기주장을 할 때 말을 더듬는다.
· 얼굴이 빨개지고 가슴이 심하게 뛴다.
· 목소리가 떨리거나 낮고 가늘다.
· 다리가 후들후들 떨리고 극도로 긴장되어 몸이 굳어진다.
· 밥맛을 잃는다.
· 표현하는 말의 끝 부분을 흐린다.
· 정작 해야할 말을 못한다.
· 말을 못한다는 정신적 고통에 시달린다.
· “죄송합니다.”라는 말을 자주 사용한다.

심리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기를 낮게 평가하고 남을 높이 평가한다고 한다. 하지만 문제는 자기를 ‘지나치게’ 낮게 평가하는데 문제가 있다.
스피치 공포 요인으로는 다음 몇 가지를 꼽을 수 있다.

· 성장과정에서 수동적인 태도가 몸에 배었기 때문이다.
· 자신이 남보다 못 하다는 생각이 지나치기 때문이다.
· 자신이 좋은 사람이라고 남에게 평가되기를 지나치게 기대하기 때문이다.
· 들어주는 환경보다 억압하는 환경에서 성장했기 때문이다.
· 표현하고 주장하는 학습이 안 되어 있기 때문이다.
· 말하는 방법과 내용에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 건강상태나 당일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이다.
· 부담스러운 청중이거나, 실패 경험이 있을 때이다.

열등감이나 성격상의 결함은 없지만, 자신의 발표력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중에는 그것을 고치려하지 않고, 발표 기회가 오면 무슨 핑계를 대서라도 회피하려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살다보면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경우가 생기는데, 그때서야 후회를 하곤 한다.
등산을 하면 초보자나 전문가 모두 땀을 흘리듯 사람들 앞에 나서고자할 때 누구나 다 긴장되고 불안해한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물론 다소의 차이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심지어 직업적인 사람들조차 시작하여 얼마동안 까지는 상당한 공포감으로 고통을 받는다고 한다.
의학적으로 밝혀진 스피치 공포의 본질은 뇌내 호르몬의 작용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람이 긴장했을 때 뇌파를 검사해보면 1초에 약 30Hz이상의 빠른 감마파가 측정된다고 한다. 흔히 ‘멍해졌다’는 말로 표현되는 감마뇌파상태에서는 생각이 정지되어버린다. 사람들 앞에 나서기 전에는 할 말을 충분히 가다듬었는데도 막상 마이크 앞에 서자 아무 생각이 나지 않거나, 말의 순서가 뒤엉키는 경우가 이에 속한다.
그와 반대되는 경우는 알파뇌파상태이다. 이 때는 신바람물질로 알려져 있는 도파민과 뇌하수체에 존재하여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호르몬인 엔도르핀이 많이 나와 심리적 안정과 활력을 얻게 된다. 누군가에게 선물을 받았을 때, 아이디어를 떠올렸을 때, 칭찬 받았을 때, 계획했던 일이 성취되었을 때나 운동하고 나면 신체 리듬이 좋아져 뇌내 호르몬도 알파뇌파상태가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마음이 편안하고 기분이 좋아지므로 잠재능력까지 발휘될 수 있는 아주 바람직한 상태이다. 그렇다면 감마파 상태를 알파뇌파 상태로 바꾸어줄 수만 있다면 스피치 공포의 문제는 간단히 해결될 수 있지 않을까?
문제는 면역력을 키워야한다는 것이다. 규칙적인 생활과 꾸준한 운동으로 몸을 건강하게 가꾸어가듯이 사람들 앞에 자주 나서보는 경험으로 스피치 공포를 극복해나가야 한다. 많은 노력과 반복이 좋은 결과를 가져온다. 그러기 위해서 가능하다면 코치를 정해 지도를 받도록 하자.
당신은 춤을 잘 추는가? 그렇다면 누구에게 어떻게 배웠던가를 생각해 볼 일이다. 못 춘다면 왜 못 출까? 배우지 않았기 때문이다. 스피치 공포에 고민만 하지말고, 전문교육기관에 가서 가능하다면 그 분야의 제 1인자에게 배우도록 하라. 서예나 그림처럼 스피치도 누구에게 사사(師事)를 받았느냐에 따라서 그 스타일로 굳어짐을 명심하자. 잘못된 길로 가면 힘차게 달려봐야 아무 소용이 없다.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니까.

※운영자 저서 <리더들의 화술>에서 발췌